피타고라스를 승계한 파르메니데스는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다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든지 존재하지 않다가 존재하든지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참 좋은 말이다.
그의 말 대로라면, 변하지 않는 것만이 존재하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시골 중학교 멍청했던 선생님은 왜 수학천재라는 별명을 붙혀 주었을까. 모를 일이다.
하루 종일 폰은 울리지 않았다. 문자도 없다. 전화할 곳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왜 폰을 굳이 소유하고 있는 것인가. 하기야 용도는 하나 있다. 매일 아침마다 친철하게 모닝콜을 해 주는 것 말이다(중고폰을 산 건 그나마 다행이다)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데카르트적이 되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러니 적어도 생각하고 있는 동안 만큼은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었야 되는 건 아닌가 ····
나는 오늘 하루종일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긴 시간 동안 책도 읽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지금 이 야심한 시간에도 창 밖 길을 가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린다. 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시간에 걸어다니고 있는 것일까.
하루 종일 무얼 생각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오늘 하루는 존재하지 않은 것일까. 끊어진 필름처럼 생각나는 건 있다. 야한 사진들을 몇개 본 것 같다. 요즘 왠만한 일간지에는 선정적인 포토를 쉽게 볼 수 있다. 참 편한 세상이 되었다.
남자들은 왜 저런 야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이냐. 섹시한 여성의 몸을 감상하는 것도 존재하는 것일까. 정신이 혼미하다. 존재하기 위해선 꼭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인가····
몇 시간 지나면, 일요일임에도 출근해야 한다. 인간은 왜 7일중에 5일을 일하고 2일을 쉬어야 할까(주 5일근무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물들도 일은 하겠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곤혹스럽다. 옛날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제부터였을까. 무인도가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무인도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기서는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편견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런 허접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는 또 뭔가. 밤하늘에서 별이 반짝이는 것은 그 별의 자유의지가 아닐 수도 있다. 오늘도 나에게는 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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