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서는 작가가 한 말을 잠이 들 때까지 생각해보는 것을 하루 하루 되풀이 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세상의 도시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작가가 여행을 하면서 그랬던 것처럼 나는 침실에서『사람풍경』을 읽고 나 자신과 인간,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때로 상처받은 아이가 보이기가 하면, 때로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가를 궁금해 하면서 이십대 중반부터 심리학이나 정신분석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을 들으면 왠지 나와 많이 닮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흔 고개에 집까지 팔아서 세계 각지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결단은 빼야겠지만.
작가는 '여자라는' 혼자 몸으로 로마, 피렌체, 밀라노, 파리, 니스, 베이징, 뉴칼레도니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도시와 항구를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세상과 인간에 대하여 묻고 답했다. '내 안의 나'를 찾아 떠난 자의 성찰이 나에게로 전이되고 있음을 조금씩 느꼈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대하기란 버거운 일이다. 특히 상처받고 어두운 '내 안의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두렵기까지 하다. 그럴 땐 여행 안내자가 필요하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사람풍경』은 든든한 안내자가 될 것 같다.
정신분석을 받은 경험들과 저자 스스로 공부한 정신분석학을 아주 쉽게 여행 에세이로 풀어낸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나 또한 어렵게 정신분석 관련 서적들을 읽었지만, 『사람풍경』만큼 정신분석 입문을 쉽게 안내한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자주 이 책을 다시 읽을 것 같다. 아직도 외로움이라는 허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으므로. 나는 아직 김형경의 소설은 접하지 못했다. 이런 작가가 소설을 썼다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 진다. 아마 그녀의 책도 다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해졌다. 인간은 누구나 울퉁불퉁한 존재라는 것, 내가 미워하는 사람조차 내 안의 숨겨진 나의 다른 자아를 투사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힘들지만 이렇게 생각해 본다.
지금 여기 있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와 함께 있는 지금의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그러면 나는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풍경』의 목차
‘내 안의 나’를 찾아 떠난 여행
작가의 말
하나_ 기본적인 감정들
무의식 _ 우리 생의 은밀한 비밀 창고
사랑 _ 모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책
대상 선택 _ 타인을 중요한 존재로 생각하게 되는 과정
분노 _ 대상 상실의 감정, 혹은 돌아오지 않은 사랑
우울 _ 정신의 착오, 혹은 마음의 요술 부리기
불안 _ 사랑하는 대상을 잃을까봐 불안해하는 마음
공포 _ 분노가 가면을 쓰고 다른 대상에게 옮겨진 것
둘_ 선택된 생존법들
의존 _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대상
중독 _ 의존성이 심화 극단화된 상태
질투 _ 사랑받는 자로서의 자신감 없음
시기심 _ 타인이 가진 것을 파괴하고 싶은 욕망
분열 _ 세상을 반으로 축소시키는 태도
투사 _ 내면의 부정적인 면을 타인에게 옮겨놓기
회피 _ 자기 자신과 삶으로부터의 도피
동일시 _ 타인을 받아들여 나의 일부로 만들기
콤플렉스 _ 다양하고 풍성한 인격의 근원
셋_ 긍정적인 가치들
자기애 _ 퇴행과 성장으로 난 두 갈래 길
자기 존중 _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느낌
몸 사랑 _ 몸이 곧 정신이고 육체가 곧 정체성이다
에로스 _ 생의 에너지이자 예술의 지향점
뻔뻔하게 _ 유아적 환상 없이 세상 읽기
친절 _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지켜보기
인정과 지지 _ 고래도 춤추게 하는 놀라운 힘
공감 _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
용기 _ 정말 속에서도 전진할 수 있는 능력
변화 _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삶의 방식 수정하기
자기실현 _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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