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은 김영사가 하룻밤의 지식여행 시리즈 15번째 책입니다. 플라톤에서 촘스키까지, 수학에서 심리학까지 하룻밤이면 충분하다고 김영사는 말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면 역시 '라캉'은 얇은(181쪽) 책 한권으로 소화하기에는 너무나도 난해한 인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자크 마리 에밀 라캉(1901년 4월 13일 - 1981년 9월 9일)
라깡은 저작물들은 복잡하고 정교한 애매모호함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라캉의 거울단계에 매료된 오르도 라캉의 개념을 잡기 위해 일전에 <라깡 정신분석 사전>(딜런 에반스 엮음, 김종주 외 11 옮김, 인간사랑, 1998)을 여러번 읽은 적이 있으나, 라캉의 이론이 머리 속에 명료하게 정립되지 않아 아직까지 리뷰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 <라캉>은 라캉의 삶을 간단히 정리하고 개념들도 피상적으로 요약하는 형식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라캉 입문자가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않습니다. 다만, 주디 그로브스의 일러스트레이션은 핵심개념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캉의 입문서로서는 위에서 말한 <라깡 정신분석 사전>이 더 유용할 듯 싶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라캉의 세계에 어느 정도 진입한 사람이 라캉 이론의 핵심 개념을 비교해가면서 가볍게 개괄해보는 용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징적 그물망을 조직하는 '남근과 언어'에 대한 다리안 리더의 명료한 해설도 한 한 예가 될 듯합니다.
남근은 우리가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잃어버리는 것을 표상합니다. 메시지는 언제나 슬며서 사라진다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왜냐하면 우리가 말한다는 사실 때문에)는 것이 바로 남근의 의미입니다 (…) 라캉은, 이 왜곡의 과정을 상징하는 것이 남근이라고 주장한다.(101쪽)
입으로 하는 말이 그렇듯이 손으로 쓰는 문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을 타이핑하는 순간, 그 뜻은 순식간에 미끄러져 저 깊은 곳 어디론가 달아나버리는 느낌입니다. 다 쓰고 나면 내 생각과는 너무 다른 내 글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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